산새따라 물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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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LP판이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있다고 합니다. 한번 들으려면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지요. 하지만 소리가 나오는 순간 뭔가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다가옵니다.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mp3는 방대하고 즉시 들을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오래 들으면 웬지 귀가 불편하더군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90년대말까지 모아둔 LP판이 한 50여장 있는데 한때 통째로 버릴까 생각도 했습니다만 보관해두길 잘한것 같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부피가 크다보니 이사할때마다 좀 성가신 점은 있습니다.

카세트테이프도 어쩌다 꺼내서 들으면 예전 아날로그생활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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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이 돌아갈때 간혹 들리는 지지직 소리도 정취있게 느껴집니다. 재킷디자인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지요. 

테이프가 닳거나 늘어지도록 듣던 기억이 납니다. 옛날엔 소니의 워크맨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었죠. 



 얼마전 인터넷친구와 간단한 술자리를 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투지폰을 쓰더군요. 신기함과 동시에 자신의 주관대로 사는게 보기 좋아보였습니다. 이유인즉슨 스마트폰은 정신이 좀 시끄럽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였습니다. 어쩐지 메일보내도 피드백이 좀 늦다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컴퓨터 쓸때만 어쩌다 확인하더군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인데 덕분에 책읽을 시간도 많이 난다고 합니다. 대화하는것도 깊이가 있어보였습니다. 사실 SNS에 집중하다보면 수시로 확인하려는 버릇이 생겨 정작 하루중 중요한 미션은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유명 소설가도 집필할때뿐만아니라 일상에서도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집중이 잘 된다고 합니다. 떠오르는 착상을 옮기기에 디지털환경은 오히려 방해가 되는 모양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어린이들에게 하루 두시간이상 스크린을 쳐다보지못하도록 권고한다는군요.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전혀 무관심할수도 없겠지요. 적절한 사용과 자제가 필요하겠습니다. 어른들은 어느정도 자제가 되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빠져들기가 쉽습니다.



주변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온라인중독이 되지않도록 아날로그생활도 권장하는 지도가 필요합니다.

 


 투지폰은 통화와 문자만 할 수있어 번잡한걸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잘 맞을 것 같군요. 수험생들이 일부러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최근 국민들의 공분을 산 초등학생 딸 방치사건도 아버지되는 사람의 온라인게임중독이 주요원인으로 밝혀졌죠. 자신도 어릴때 학대를 받아서인지 특별한 죄의식을 못느끼는듯합니다. 컴퓨터게임에 빠지다보면 심한경우 현실과 가상을 제대로 구분못하는 지경까지 간다고합니다. 지인중에 한명은 피시방에서 지나치게 온라인게임에 몰두하다가 하체에 피가 잘안통하게 되어 기절까지 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 친구는 평소에도 툭하면 약속을 펑크내고 뻔뻔한 거짓말도 잘합니다. 중요한 일을 방치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게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거죠. 게임에 중독되면 윤리적판단이 서지않는 사회적폐인이 되는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 어린학생들이 빠른 빛이 강하게 교차하는 일본애니메이션을 자주보다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명 광과민성발작증상. 처음엔 이해가 되지않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합니다. 책과 달리 어린이티브이만화는 원색이 많이 쓰이고 빠른 속도로 스토리가 전개되기때문에 장시간 집중하면 정신건강에 좋을리가 없겠지요. 

 얼마전 연휴때 집에 오래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동영상을 오래 봤습니다. 컴퓨터로 보려면 부팅과정을 거쳐야하고 좀 귀찮아서 즉시 볼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하루 3시간이상을 작은 화면에 집중했더니 다음날부터 엄청난 두통이 생기더군요. 두통약을 먹고 일부러 산행도 하고 해도 잠시뿐이였고 잠을 자도 풀리지않았습니다. 이거 뭔가 크게 잘못된거 아닌가 덜컥 겁이 좀 날 정도였습니다. 샤워하고 두통약을 몇시간간격으로 연속으로 먹고나서야 겨우 진정됐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퇴근후 집에 오면 10년전 샀던 구형 오디오로 라디오를 들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스마트폰은 메세지 올때만 잠깐보고 거의 손대지않게 되더군요. 장시간 좁은 화면을 쳐다보다보니 눈과 두뇌에 엄청난 부하가 걸린겁니다. 눈보호앱을 깔았는데도 워낙 집중해서 보다보니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는건 막을수 없더군요. 요즘 학교에서 종이없는 교실을 추구한다는 기사를 간혹 보는데 좀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종이에 뭔가 쓸때 아이디어나 착상이 더 잘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종이는 언제든 한눈에 볼수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디지털은 약간의 편의를 주는것뿐 종이를 영원히 대체한다는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디지털의 장점은 검색의 용이성정도가 있겠군요. 교실에 종이가 없어진다면 악필과 정신이 산만한 학생들이 늘어날 것 같군요. 발전도 좋지만 일부러 한걸음 천천히 가는 삶의 여유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슬로우시티의 정신처럼.